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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끝이래

2023. 1. 26. 22:28

양 손가락 상처는 반 이상을 차지한다. 점점 커져서 내 엄지들을 망쳐간다.
울고싶은 날들의 연속이다. 그 이유는 모호하다. 아물지 못할 상처를 내는 새벽들이 그려진다. 매일 그런 상상을 한다. 방금은 약 먹고 술 마시고 왼쪽 팔목을 생각보다 깊게 그어버리는 생각을 했다. 반차를 내고 대충 치료하고 오후에 회사에 간다. 긴팔이라 주목받지 않아도 된다. 여름엔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피를 봤을땐 꽤나 곤란했다.
공허하고 매일 이루는게 없다. 제자리걸음인데 짐만 계속해서 불어난다. 다들 하하호호 웃으면서 열심히 나아가는데, 나 혼자 자리에 붙어 그대로다.
연휴에 집에 갔다가 갑자기 죽고싶어서 누워서 울었다. 그런생각 하면 안되는데. 죽고싶다는 생각 하지 않기로 했는데. 계속 다른 사람들이 아닌 내가 죽었어야 마땅하다는 생각이 솟아난다. 쓸모없는 나, 강한척 감정없는척 하는게 아니라 진짜 생각없는 내가.
약을 먹을까 술을 마실까? 조금만 상처내볼까. 손가락을 뜯어볼까.